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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은 참 기운이 좋은 곳이다.
앞에는 깊은 동해바다가
뒤에는 그림같은 설악산 능선이
구름을 벗삼아 노닌다.
신선이 사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짙게 깔린 구름도 이 곳에서는 한편의 그림이 된다.
양양에 올때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빵이 있어
오늘 아침 외출이 설레고 기대된다.
나는 쑥으로 만든 모든 음식을 좋아하는데
그 중 갓 뽑아낸 쑥 절편을 가장 좋아한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할머니는 손주들 먹이러 근처 방앗간에서
갓 뽑은 쑥절편을 사다놓으시곤 했었다.
쑥향 가득한 절편을 세로로 쭉 찢어
고소한 콩가루에 듬뿍 찍어먹는 그 맛이 얼마나 좋았는지
어른이 된 지금도 꿈에 나올 정도다.
이젠 맛있다는 떡집을 찾아다녀봐도 그 맛이 안나는 걸보면
어릴적 먹던 쑥절편 맛은 그리운 할머니 맛이었나보다.
그런데 우연히 들른 낯선 동네 빵집에서
나의 입맛을 사로잡은 특별한 빵을 만났다.
바로 함스베이커리의
쑥 소보로 찹쌀빵.
함스 베이커리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물치 1길 29
물치 해수욕장 맞은 편에 있는
작고 소중한 함스 베이커리의 전경이다.
전형적인 동네 빵집을 가장하고 있지만
이곳은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던 유명한 곳이란다.
이른 시간인데도 빵 사러온 사람들로
작은 가게 안이 북적였다.
나만 알고 싶은 곳이었는데
모두가 아는 곳이었나보다. ㅎㅎ
대략 8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메인 빵들이 다 나와있는 상태다.
이곳의 오픈 시간은 7시 반부터다.
이 많은 빵들을 다 준비하려면 대체 몇 시에 일어나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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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옆에 당당히 자리잡은
생활의 달인 출연 포스터.
내 입맛을 사로잡은 소보로 찹쌀빵의 달인으로 출연하셨다.
첨엔 저런 거 모르고 그냥 들어가서 사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사진 속 저분이 바로 소보로 찹쌀빵의 창시자
제빵사 함 선생님이신 듯. ㅎㅎ
이 곳의 빵들을 보면 살림고수의 집을 구경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정성되고 단정하고 깔끔하단 느낌이 든다.
빵집에서 그런 느낌은 처음 받아본다.
역시 한 분야의 대가가 되는 건 저절로 되는게 아니지.
결혼도 하고 애도 키워보고
인생 단맛 쓴맛 보며 살아오다보니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이 나를 닮아있더라.
오늘도 단정하게 열심히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쑥 소보로 찹쌀빵 되시겠다.
양양에서만 먹을 수 있어 부산 빵순이는 웁니다. ㅠㅜ
하나에 2,500원 4개입 한봉지에 만원이다.
맘같아선 몇 봉지 사가서 냉동해 두고 먹고 싶지만
늘 아쉬운 듯 먹어야 맛있는 법이라
오늘은 한 봉지만 겟 하기로 한다.
(사실 어제도 한 봉지 사서 먹은 건 비밀 ㅋ)
ㅎ
소보로 찹쌀빵을 자른 단면을 보자면
윗면은 소보로, 그 밑에 쫀득한 쑥빵, 찹쌀떡의
3단 레이어 되시겠다.
찹쌀떡 안에는 당조림한 완두콩도 들어있다.
달달한 소보로와 쫀득한 쑥 인절미의 맛의 조화가
너무 잘 어우러진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면 꿀맛.
한 자리에서 한봉지 순삭이다.
이건 양파토핑이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어니언 치즈 빵인가 아무튼 그렇다.
특별하지 않지만 든든한 맛이다.
그 외에도 소세지빵과 찹쌀 모찌빵 등등
여러 빵을 먹었지만 아이들 챙기느라
사진을 다 못찍었다. 아쉽~
맛은 옛날 정겨운 동네빵집 맛이다.
요즘 디저트 카페가면 빵값이 엄청난데
나는 옛날 사람인지 이렇게 든든히 배를 채워주는
빵 다운 빵이 좋더라.
이런 빵집이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담엔 2박 3일로 길게 와서
아침마다 갓나온 빵 사다가 먹어야지.
빵지 순례를 다짐하는 나다.
올해 한번 더 올 수 있을까?
글 쓰면서도 벌써 그리운
쑥 소보로 찹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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