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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맛집

밀면집에 나타난 탕수육, 가격도 양도 실화냐? 반송 가야밀면

by itopy 2024.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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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이사오면서 먹기 시작한 밀면

 

부산 사람들이랑 얘기 나눠보면

유독 자부심을 보이는 음식들이 있는데

밀면, 돼지국밥, 신선한 회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만의 맛집 리스트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진심인 편.

 

그래서 나도 부산에 정을 붙인다는 마음으로

이 세가지 음식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데

특히 밀면을 정말 좋아한다.

 

냉면이 약간 여름한정 메뉴 느낌이라면

밀면은 일년내내 먹는 잔치국수 같은 느낌이다.

6.25 전쟁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냉면의 맛을 그리워하다가

만들어 먹었다는 게 밀면의 유래란다.

 

진한 육수와 함께 매콤한 양념이 곁들어지면

자꾸만 땡기는 중독적인 맛 완성.

다 아는 맛이지 젤 무서운 법이지.

오늘 날씨도 좋고 밀면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오늘은 늘 가는 단골 밀면집 말고

다른 동네 밀면집 투어를 해보기로 했다.

 

해운대에서 기장으로 들어오는 길에 반송이라는

옛스런 느낌이 드는 동네를 지나치게 되는데

남편이 그곳에 밀면집이 있다 한다.

 

밀면과 탕수육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이라나.

밀면의 환상의 짝꿍은 만두 아닌가?

탕수육이라니 굉장히 괴랄한 조합이지만

궁금하니 가보기로 한다.

고고~

 

 

 

반송이란 동네는 윗반송, 아랫반송으로 나뉘는데

옛날 반송동 지역에 소나무의 품종인 반송(盤松)이 많아

반송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반송은 오래전 수재민, 철거민, 이재민 등이 이주하면서

인구가 증가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오래되고 낙후된 집들이 많이 있다.

나는 이런 동네를 좋아한다.

현대에 살면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 가볼 곳은 아랫반송에 위치한 가야밀면이라는 곳이다.

좁은 골목을 따라가니 가게가 나타난다.

옆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 주차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키는 사람이 없어 그냥 주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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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을 보니 점심 시간이라

홀이 사람들로 꽉 차있고 대기도 있다.

제대로 찾았군.

기다리며 먼저 주문을 넣었다.

사람들은 뭘 먹나 힐긋 살펴보니

다들 약속이나 한 듯

탕수육과 밀면을 함께 먹고 있다.

이 집은 탕수육 먹으로 오는 곳이구나...

 

 

 

 

 

탕수육과 밀면 2개 세트 가격 23,000원이다.

이거 실화인가?

밀면은 종류를 다르게 할 수 있다한다.

탕수육 크기는 소자 정도로 나오겠지 싶어

탕수육과 비빔 밀면 2개에 물밀면 하나를 추가했다.

참고로 우리 가족은 4인으로

성인 2과 입짧은 초등 아이 2이 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는데

크기가 웬만한 중국집 중~대자 사이즈다.

뒤이어 등장한 밀면. 일반 밀면집 곱배기 양이다.

배터지게 먹어도 남겠구나.

주문 실패다.

 

 

 

 

이렇게 많이 주면 남는게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양이 이정도면 맛이 궁금하다.

탕수육을 먼저 맛본 순간,

잘 튀겼다 하는 감탄이 나온다.

 

둘째 아들 녀석은 지금까지 먹어본 탕수육 중에

이 집 탕수육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밀면집에서 탕수육이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 ㅋ

 

소스는 내가 잘 아는 새콤달콤한 맛.

사과, 양파, 목이 버섯까지 들어있다.

싸다고 대충 만든 맛이 아니다.

 

 

 

솔직히 비빔밀면은 내게 너무 달았다.

아들 녀석 왈 맵지 않고 달달해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맛이란다.

물밀면은 평범한 맛이다.

 

비빔양념을 따로 요청해 받아보니

일반 밀면집 양념보다 묽고 달달한 맛이 난다.

맵기 정도가 평균 5라면 여기는 3,5쯤 된다.

 

 

 
 

 

 

다들 착석하자마자 익숙하게 주문하는 걸보니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동네 맛집이 분명하다.

왜 누구에게나 그런 식당 하나쯤은 있지 않나.

가족들이랑 주말 점심 편안한 차림으로 나와

배부르게 한끼 먹을 수 있는 곳 말이다.

 

이렇게 푸짐한 인심으로 장사하는 곳은

서민들의 오아시스인만큼

오래 있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4인 가족 배부르게 먹고 결제한 금액이 3만원.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외식비로 감사한 금액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8살 아들은

탕수육 찬가를 불렀고

앞으로 탕수육 먹을 땐 꼭 저 집에서 먹어야겠단다.

나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식사를 한 탓에

밤새 소화하느라 끙끙거렸다.

 

조만간 아이들과 탕수육 먹으러 한번 더 들러야겠다.

이제 우리집은 탕수육 먹으러 중국집 대신 밀면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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